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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개발자의 넋두리 (2) - 먹이사슬

이번에는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겠다.

원래 계획은 프로젝트 제안 단계의 문제부터 쓰는 거였는데.. 
제안과 관련된 문제는 IT업계가 아니라도 비슷할 것 같고, 운 좋은 개발자라면 경험할 필요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 생략하겠다. (좀 위험한 이야기라서 무섭기도 하고-_-;)

프로젝트 비용의 계산

아무튼, 제안이 끝나고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투입 인력과 일정, 예산 등의 사업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건 역시나 돈 - 인건비다.

소프트웨어는 그 특성상, 다른 산업과 달리 별다른 재료나 시설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와 개발자만 있으면 제품을 만들 수 있으니까 인건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 말이 지닌 의미가 이번 글의 핵심이다.

간단하게 프로젝트 비용을 계산해 보자.

  1. 개발자의 경력을 기준으로 등급(특급/고급/중급/초급)을 나눈다.
  2. 등급별 개발자가 1개월 동안 개발업무를 진행 할 때의 댓가를 산정한다. (Man/Month)
  3. 몇명의 개발자가 얼만큼의 기간동안 일해야 할것인가를 결정한다.

어떤 프로젝트가 중급기술자 10명이 6개월 동안 작업해야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고 가정하고..
이때의 인건비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인건비 = 10명 * 중급기술자 단가 * 6개월

여기에, 추가로 필요한 Hardware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타 비용을 합하면 된다.

그럼, "기술자 단가"를 살펴보자.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협회라는 곳에서 매년 "표준 노임 단가"라는걸 정하는데, 보통 이것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산정한다. 아래는 2009년 기준이다. 오!! 생각보다 액수가 상당하다.

구 분
2008년
조사인원
일 노임단가
전년대비
2007년도
2008년도
증가액
증가율
기술사

206

290,938

339,988

49,050

16.86%

특급기술자

6,541

273,664

300,570

26,906

9.83%

고급기술자

5,695

215,166

225,306

10,140

4.71%

중급기술자

7,644

174,432

187,566

13,134

7.53%

초급기술자

11,186

136,290

140,198

3,908

2.87%

고급기능사

137

112,910

116,845

3,935

3.48%

중급기능사

304

99,834

101,158

1,324

1.33%

초급기능사

236

75,128

80,993

5,865

7.81%

전체

31,949

등급단순평균

172,295

186,578

14,283

8.29%

인원가중평균

192,511

199,914

7,403

3.85%


(http://www.sw.or.kr/pds/view.asp?idx=3320&masteridx=28)

나같은 경우는 중급기술자 등급으로, 저 표를 기준으로 계산해 본다면 1개월(25일) 468만원 정도를 벌어 들일 수 있다. (실제로는 몇가지 항목이 추가되어 이보다 더 많이 산정된다.)
이렇다면, IT업체나 개발자들은 돈도 많이 벌면서 맨날 징징댄다고 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이제부터 저 인건비가 어떻게 "현실화" 되는지 살펴보자.

먹이사슬 구성 (먹이사슬이라고 하니까 좀 무섭지만-_-; 딱히 다른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프로젝트를 수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간단하다. "보다 싸게, 보다 빠른 시간안에, 보다 좋은 제품을"제공하면 된다.
즉, 투입되는 인력을 줄이고, 가격은 낮추면서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하면 된다는 소리다.

역시나 "절감"하기 제일 쉬운건 사람의 인건비다. 하드웨어나 각종 요금.. 뭐 이런걸 후려 치기는 훨씬 힘드니까.
이제, 중급기술자 10명이 6달 동안 해야 할 일은, 8명이 5달동안 해야 할 일이 되버린다. (인건비가 작아졌으니까!)
누군지 몰라도 프로젝트에 투입될 개발자들은 X되게 생겼네?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제 시작이니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회사는 일반적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이다.(보통 대기업 자회사)
민간 기업은 말할것도 없고, 공공기관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 에서도 회사 규모나 수행경력등의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소 업체는 제안 참여조차도 어렵다.
솔직히, 내가 고객이라도 같은돈 이라면 이름있는 회사가 더 믿음직 스러운건 어쩔 수 없으니까.

아무튼, 그런 큰 회사에서 직접 중급개발자 8명을 써서 프로젝트를 진행할까..?
아니다. 조금 더 작은 회사(협력사)를 물색해서 "턴키(Turn-Key: 프로젝트 전체를 책임진다 정도의 의미)"방식으로 넘긴다. 물론, 당연히 자신들의 이윤을 뺀 금액을 댓가로 준다.
큰 회사 입장에서는 이렇게 계속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그 이윤을 챙기는 쪽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턴키로 넘겨받은 회사 또한, 비슷한 논리로 이 프로젝트를 쪼개서 다른 회사에게 넘긴다.
넘겨받은 회사는 또 쪼개서 넘기고, 그 회사도 쪼개서 넘기고...

갑-을-병-정...의 복잡한 관계가 생긴 다음에야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회사와 개발자, 프리랜서가 등장한다.
이제는 저 "표준 임금"은 말 그대로 표준일 뿐이고, 파이의 크기는 "현실"의 개발자 임금과 사무실 유지비, 약간의 이윤정도가 된다.

이쯤되면 먹이사슬의 끝에 선 회사 입장에서는, 곧이곧대로 중급 개발자 8명이 5달동안 일해서는 월급 주고나서 남는게 없다.  어떻게든 투입 인원과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손해보고 사업할 수는 없잖은가?
결국, 해결책은 개발자의 "노동 강도"를 높여서 매꿀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결론난다.

이것이, "왜 모든 프로젝트는 촉박한 기간안에 엄청난 양을 개발해야 할까?"같은 질문의 답일수도 있겠다.

다음 연재는...

건설업계도 비슷한 먹이사슬(?) 관계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 있다. 사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건설과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이바닥 사람들도 노가다(どかた)라고 하겠는가. 손에 삽만 안들었을 뿐이다.

다음연재는, 왜 이렇게 먹이사슬의 끝에 선 소규모 업체와 프리랜서들이 많은지 그 이유를 생각 해보겠다.

덧붙여.
연재 서두에도 밝혔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수십페이지 분량을 줄여서 얘기하다 보니 현실과 약간은 다를수도 있다.
"액면 그대로"믿으시는 분은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첨언해 둔다.

아무튼, 역시나 두서없는 글 읽느라 수고하셨다. 댓글 하나 달면서 피로를 풀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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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List

  1. BlogIcon 페이비안 2009/04/15 15:39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고객이 대기업을 찾는 것도, 대기업이 스스로 잘났다고 뻐기는 부분도 그놈의 '관리 능력'이라는 걸 내세우는데... 실제로는 개뿔도 모르면서 밥숟가락만 얹는 꼴이 많지요. 너무 네임벨류에만 집착하는 풍토가 내실을 갉아먹고 있는 거 같아요. 제안 쪽 건너뛰신 건 현명하신 선택이신 듯... 진흙탕에서 뒹구는 얘기를 정리하기란 쉽지 않겠죠 ㅎㅎ

  2. BlogIcon koc2000/SALM 2009/04/15 15:42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저처럼 무능력자는 저런 돈 받을 능력이라도 있었으면 한답니다. ^^a

  3. BlogIcon 지그프리드 2009/04/15 21:13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저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개발된 제품이 제대로 돌아가니까 저 관행이 안없어지는 것 아닐까? 가격을 후드려쳤더니 프로젝트가 발주하는 족족 실패했다면 - 어떤 칼럼에서, 1970년대 미국에서는 국방부 발주 프로젝트의 70%가 실패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 저런 관행이 좀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입찰에 따낸 회사가 직원들을 혹사시켜서라도 해내니까 계속 관행이 지속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프로젝트가 쫑이나서 회사가 망하거나 프로그래머들이 못하겠다고 나가거나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면 관행도 좀 바뀌지 않을까요. 실제로, 저희 회사랑 일하는 어떤 회사는 저희랑 프로젝트 하나 마칠 때마다 직원이 나간다고 저희와 계약을 거부한 적도 있답니다.

    • BlogIcon 그린B 2009/04/16 13:14 address / modify or delete

      맞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제라는걸 알면서도 계속 순응해 버리는 것일수도 있죠. 다만, 한국사람의 가장 큰 적은 한국사람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쉽지않은 일일것 같네요.
      어쨌든 좋아 질꺼라고 믿습니다. 필요한건 시간이겠죠 ^^

  4. 커플디져 2009/04/16 23:36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경영자와 개발자의 인식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되네요. 개발자는 전문직인데..경영자는 개발자를 돈벌이를 하는 도구로 생각하고 싼 가격에 좋은 도구를 찾을려고 하고...플젝 막판엔 결국...프리랜서를...;;

    • BlogIcon 그린B 2009/04/17 09:27 address / modify or delete

      아무래도 두 관점이 다를수 밖에 없긴 하죠. 다만 너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보니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닉넴때문에 살짝 쫄았습니다 살려주세요-.-;; ㅋㅋ

  5. 국방위원장 2009/04/21 15:54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서글프지만 벗어날 수 없는 현실...
    내가 가는 인생 길에서 한발짝만 뗄 수 있다면 이런 수렁길을 벗어날텐데 걸음을 떼보지도 않고 저 길은 나쁘다고만 하고 계속해서 그 수렁속으로 점점 들어가는건지...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이렇게 될 거 한 발이라도 옮겨볼걸 하고 후회하지만...


    이런 선례를 후배들은 그대로 답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있는 사람들이 더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점점 댓글을 달면서 뭔 헛소린지 모르겠네.. 댄장

  6. BlogIcon 두리미 2009/04/28 15:39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전 SM 해서 행복해요. -_-;

    대학때 정통부 주관으로 이공계 인턴쉽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5개월간 인턴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SI업체였죠. 한달에 인턴비 50만원 받으면서 현장 투입되서 스트럿츠 기반 막코딩도 해보고, 밤11시까지 제안서 작업도 해봤습니다. -_-
    그러고 학교에 복귀하고 나서, SI 업체쪽으로 준비했던 이력서들.. 과감히 shift+del.
    그 일이 힘들었다기 보다 거기서 근무했던 선임자들의 Dreamless 하소연 때문이었죠.

    OOsds,OOcns 들어가는 친구들 전혀 안부럽더군요.
    SI업체는 커봐야 을이죠. 갑이 될 수 없습니다. 뭐.. 그나마 중소기업에 비하면 돈이야 제대로 받지만요.

    SM은 같이 일하는 기획자랑 마음만 맞으면 신규서비스 즐겁게 개발할 수 있더라구요.
    칼.퇴.근. 해가면서 말이죠;

  7. BlogIcon 그린B 2009/04/28 19:39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맞습니다. 일자체가 힘들다기 보다는 정신이 피곤한게 문제죠. 아무튼 뭐라고 다른말을 하지 못하는것도 씁쓸하네요.
    아무튼 두리미님은 잘 맞는곳을 찾으신듯 하니 다행입니다. 자리나면 연락좀 (...)

  8. 吉木 2009/11/04 14:55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오사까양이 맆흘 달라고 해서.. ㅠㅠ 오사까상 간만에 뵙는군요 꾸벅~~

  9. 하트실드 2010/06/11 11:58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음... SI라는 것이 뭔지 궁금해서 검색하다보니 여기 블로그에서 어마어마한 사실을 알게 되는군요!!
    왜 그렇게 돈을 못버는지 이제는 조금은 알것 같네요. SI.... SE로 들어가서 시스템스토리지 보안관리자쪽으로 방향잡고... 여러가지 악조건이 저의 상태를 보니깐.. 조금은 더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0. BlogIcon 인형 2012/01/11 10:51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웃는 낯에 침 뱉으랴

  11. BlogIcon 유병수 2012/01/12 19:44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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